훈련소에 왔으면 해야하는 훈련들 - ② 화생방

2022. 9. 15. 10:56군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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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군대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아보자면

첫번째는 화생방이요, 두번째는 산악행군이라 말할 것이다.

그만큼 필자에게는 화생방의 고통이란 정말 극악무도하였다.

 

아직도 그날의 공기 그날의 비명소리들 그날의 상황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우선 화생방이라 함은

적군의 생화확무기에 대비하고 방사능 피폭과 같은 상황에서의 생존을 위한 훈련이다.

(말만 그러지 방사능 터지고 생화학 무기 터지면 그냥 죽는다더라..)

훈련과정은 방독면 착용 방법, 정화통 분리 및 교체, 올바른 보호의 착용방법, 핵폭탄 투하시 생존(이게 말이되나)

총 네가지의 큰 단락으로 기억하면 된다.

 

방독면은 이러한 형태로 뒤쪽에 천도 함께 봉한 뒤

공기가 정화통 방향의 구멍으로만 통하는지 확인하면

이상없이 착용한 것이다.

 

사회에서 사용하는 방독면과 군용은 엄연히 다르고

사용방법도 다르다.

그래도 원리는 다 똑같다.

마시는 숨을 정화통에서 걸러져서 기관지로 흡입하는 것

정말 신기하게도 정화통을 분리하기전까지 이상없이 착용하였다면

화생방실에 들어가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필자는 다행히 상태 좋은 방독면이어서 들어갈때 아무 이상이 없었다.

동기들 중에는 밀봉을 아무리 해도 공기가 다른 구멍으로 술술 들어와서

입장과 동시에 기침하고 난리난 인원들도 많았다.

(군용 물건은 죄다 낡아서 방독면도 마찬가지..)

그나마 괜찮은 방독면은 개구리 무늬 케이스 말고 녹빛 케이스를 골라보자 ㅎ

개굴 무늬는 오래된 군용 물건의 상징이다..

 

꼭 저렇게 사진처럼 정화통을 분리하고 머리위로 올리라한다.

그리고 같은 분대원(훈련소 분대)들이 모두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순간이 인내심을 시험하는 단계이다.

모두가 잘 해낼 수 없다.

위 사진처럼 진짜 끈끈하게 함께하는 인원이 있는가 반면

몇 명은 얼이 탄다..... 남아 있는 인원들은 고통스러운 순간을 마음껏 즐기게 된다.

그 고통은 숯가루가 내 피부와 온 기관지 구멍이라는 구멍에 꽉 차서 너무 따갑다.

숨을 쉬는 것이 고통스러워지면 정말 목숨이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정화통 분리 시 숨을 끝까지 참으라는 선조들의 말이 있어

이행하려고 했으나 분리와 동시에 피부와 눈이 너무 따가워서 숨을 참고 뭐하고 할 정신이 들지 못한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자 방독면을 다 벗는 용감무쌍한 전우들도 있는데

추천하지는 않는다.. 고통스러워서 그대로 주저앉는 전우들도 많았다..

 

훈련 때 사용하는 것은 cs탄이라는 갈고리 모양의 입자로 이루어진 탄이다.

손으로 비비거나 터치가 이루어지면 생살에 갈고리가 깊이 박히고 피부 조직이 찢어져 나간다.

그래서 건드리지 않고 바람이나 물로 날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힘들더라도 이때만은 정신 차리자.

이 때 비빈 전우들은 한 3~4일 피부가 벌개지고 쓰라려하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진짜 사나이에서 눈물 콧물 줄줄 나오는 걸 본적이 있지 않은가?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될 것이다.

아무리 본인이 담배를 오래태워 쓴 연기정도야 별거 아니겠거니 싶어도

정말 힘든 훈련이다.

 

요즘 들어서는 화생방훈련에서 정화통을 분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게 있다고들 한다.

본인이 cs탄의 위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느슨하게 정화통을 결합하고 가보자.

그럼 본인의 행동에 후회하게 될 것이다..

 

분명 화생방 훈련은 어디에 가서도 경험할 수 없는 훈련은 맞다.

훈련소가 끝이 나고 자대에 도착하고나면 화생방 훈련에서 cs탄을 맡을일은 없다.

특수 병과 중에서도 없다.

그러니 오직 그 순간 뿐이니 경험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해보자.

눈물 콧물 모두 흘리며 다시 한번 '집 가고 싶다'의 마음을 되새겨 보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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